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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빈서혁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11-06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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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기사 21년 전 요르단에서 처음 만난 이라크 난민 가족... 다시 만났습니다 팔레스타인 나블루스 지역에서 올리브 수확 자원활동에 참여한 지도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처음 올리브를 땄을 때는 가지가 다칠까 조심스레 한 알씩 땄지만, 지금은 손으로 가지를 움켜쥐고 후르륵 훑어내린다. 그러면 올리브 알맹이가 우수수 쏟아진다. 주변 나뭇가지가 함께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 나무에 수천 개의 올리브가 익어가고 있다. 제때 수확하지 않으면 올리브는 바짝 말라버리고, 그러면 농부의 마음도 함께 타들어 간다. 10월 말, 낮 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뙤약볕 아래에서 올리브를 딴다. 습도가 낮아 땀이 비 오듯 쏟아지지는 않지만,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올리브 나무와 씨름하다 보면 금세 녹초가 된다. 그렇기에 더욱 과감함과 무심함이 요구된다. 올리브 나무 주위에는 신발도 뚫고 들어오는 고약한 가시덩굴이 무성하다. 손에 가시가 찔리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에서 온 국제활동가들 사이에서 한국인은 나 혼자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이라크에서 '건강한 돌쇠'로 불리던 내가 남들에게 뒤처질 수는 없었다. 어쩌다 보니 나는 외국 활동가들보다 현지 일꾼들과 손발을 맞춰 일하고 있다. 아무래도 내게 농사일 머리가 있는 모양이다. ▲ 3년차 올리브를 수확하는 모습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올리브를 수확하는 모습, 나무 위에 있는 올리브는 기계나 사다리를 타고 수확해야 함 ⓒ 이동화 올리브 나무 한 그루당 일꾼 3~4명이 붙으면 30분 만에 작업을 마친다. 나무 아래에 넓은 검은색 천막을 깔아두고, 높은 곳의 열매를 털어내는 기계 도구를 다루는 사람 1명, 그 옆에서 보조하는 사람 1명, 그리고 손과 도구로 올리브를 훑어내리는 사람 2명이 합을 맞춘다. 손발만 잘 맞으면 한 그루 수확은 30분 만에 끝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리브 120그루를 수확하는 데 숙련된 일꾼 4명이 쉬지 않고 일해도 열흘 이상이 걸린다. 수확한 올리브는 마을의 착즙 공장으로 보내져 대부분 올리브유로 짜내고, 일부는 식용으로 절여둔다. 그렇게 이곳 사람들은 대대로 올리브에 의존하며 삶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당국은 이 올리브 수확마저 가로막고 있다. 지난 10월 4일,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은 나블루스 자마인 마을에서 올리브 수확을 돕던 국제연대활동가 4명(미국인 3명, 독일인 1명)을 체포해 강제 추방했다. 이어 10월 30일에도 알루반 알가르비 등지에서 농민들과 동행하던 국제활동가 14명이 무더기로 추방 절차에 처해졌다. 올리브 농장으로 향하는 팔레스타인 농민들을 향한 폭력과 위협, 통행 차단은 이제 뉴스거리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일상이 되었다. 특히 지난 10월 2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이스라엘군이 농민들의 올리브 농장 접근을 전면 금지했다는 소식을 현지 농가로부터 전해 들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2026년 9월 1일부터 10월 19일까지 서안지구에서 올리브 수확과 관련된 정착민 공격은 272건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200명이 다쳤고, 올리브나무와 묘목 3200그루 이상이 훼손됐다. ▲ 불법정착민의 공격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농부의 트랙터 2026년 10월 25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나블루스 아씨라 알 키빌리야 마을(Asira al quabliya)에서 주변 정착민의 공격으로 언덕으로 굴러 떨어진 농기계 트랙터의 모습 ⓒ Behair Abdullah tif ▲ 이스라엘 불법정착촌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농부의 트랙터가 파괴되는 현장 2026년 10월 25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나블루스 아씨라 알 키빌리야 마을(Asira al quabliya)에서 주변 정착민의 공격으로 언덕으로 굴러 떨어진 농기계 트랙터의 모습이 담긴 영상 ⓒ Behair Abdullah tif 실제로 지난 10월 23일과 24일, 나블루스 인근 마을에서 수확 일손을 도울 때 이스라엘 드론이 상공을 배회하며 정찰 촬영을 했다. 그때마다 농민들과 국제활동가들은 올리브 나무 그늘 아래 웅크려 몸을 숨긴 채 조심스레 손을 놀릴 수밖에 없었다. 팔레스타인에서 올리브 수확은 10월 한 달 남짓이 전부다. 그나마 이 기간에 비라도 내리면 땅이 진흙밭이 되어 일할 수 없다. 온 가족이 농장에 붙어 일 년 농사의 결실을 거두어야 하는 가장 바쁜 시기이지만, 인근 불법 정착촌의 정착민들과 이스라엘군의 방해와 무력 행사는 해가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올리브는 죄가 없다. 뜨거운 태양을 견뎌낸 올리브는 농민들에게 정당한 소득과 삶의 터전을 안겨줄 뿐이다. 일손이 부족한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해 찾아온 외국 활동가들도 기꺼이 손을 보태고 있다. 과감하고 무심하게 올리브를 털어낼 때 느끼는 결실의 기쁨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 소박한 삶의 순간마저 빼앗으려 안간힘을 쓴다. 올리브는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타인의 땅과 삶을 가로채려는 맹신과 탐욕, 그리고 인간성마저 짓밟는 잔혹함일 뿐이다. 올리브는 아무런 죄가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인권연대에도 게재됩니다. 매를 털어내는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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