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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빈서혁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11-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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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쌓인 서가: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의 샤넬 도서관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Power Station of Art, PSA)의 3층에 다다르면 통창을 통해 들어온 볕이 바닥까지 길게 늘어진다. 그 빛을 밟으며 걷다 보면 어딘가 정돈되지 않았지만 편안한 자유로움이 공간 전체에 깔려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된다. 300석 규모의 극장과 디자인센터, 강변이 시야에 들어오는 좌석들을 지나면 2025년 11월 문을 연 ‘에스파스 가브리엘 샤넬 도서관(Espace Gabrielle Chanel)’에 도착한다.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 3층.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다. / 사진. © 배혜은 전 세계 15개국에서 50여 개 프로젝트를 이어 온 '샤넬 컬처 펀드'가 중국 본토에 처음으로 연 현대미술 공공 도서관이다. 자리를 내준 곳은 중국 본토 최초의 공립 현대미술관인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이다. 두 기관의 협업은 2021년 가을 ‘신문화제작인’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해마다 다른 창작 분야의 탐구자들을 모집해 그룹전을 개최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 시간이 쌓여 2024년 5월 장기 협약으로 이어졌고, 3층 공간을 새로 채우는 일이 핵심 사업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설계를 맡은 일본 건축가 사카모토 가즈나리(Kazunari Sakamoto)의 도면은 샤넬과 손을 잡기 한참 전인 2015년에 이미 나와 있었다. 구상이 먼저 시작되었고, 책과 사람이 그 안을 채우기까지는 십 년이 걸렸다. 야마토게임기 도서관이 들어선 곳은 과거 발전소의 주 기계실이다. 층고는 8m에 이르고, 콘크리트 기둥과 보는 간단한 보수만 거친 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사카모토 가즈나리는 그 사이에 대나무와 목재로 짠 서가의 높낮이를 달리해 놓았는데, 격자로 정렬하지 않은 탓에 걷다 보면 서가에 둘러싸이기도 하고 갑자기 트인 자리가 나오기도 한다. '책의 계곡'이라는 이름은 황푸강의 흐름에서 따왔다. 실제로 강이 내다보이는 자리가 있어 책 한 권 펼쳐 놓고 느긋한 오후를 보내기에도 좋다. 에스파스 가브리엘 샤넬의 건축 모형 / 사진. © 배혜은 에스파스 가브리엘 샤넬의 내부 모습 / 사진. © 배혜은 에스파스 가브리엘 샤넬의 내부 모습 / 사진. © 배혜은 서가를 따라가면 책등에서 낯익은 전시 제목과 마주치는데, PSA에서 열렸던 전시의 도록과 학술 총서가 나란히 꽂혀 있기 때문이다. 책등을 하나씩 살펴보는 동안 이 미술관에서 보았던 전시들이 하나둘씩 마치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에스파스 가브리엘 샤넬의 서가 / 사진. © 배혜은 손끝이 짓는 시간: 푸동미술관의 샤넬 장인정신 전시 PSA에 샤넬 도서관이 상설 공간으로 들어섰다면, 황푸강 건너 푸동미술관에는 샤넬이 장인정신을 선보이는 ⟪라 갤러리 뒤 19M 상하이(la Galerie du 19M SHANGHAI)⟫ 전시가 2026년 9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열린다 모바일 릴게임손오공하는법 . 르19M(le19M)은 2021년 파리에 문을 연 건물로 11개의 고급 수공예 공방과 700명 가까운 장인과 전문가가 모여 있는 곳이다. ‘라 갤러리 뒤 19M’은 이 공방들의 작업을 대중에게 보여주려고 만든 전시 공간으로, 도시를 옮겨 다니며 문을 열어 왔다. 전시 ⟪라 갤러리 뒤 19M 상하이⟫가 열린 푸동미술관 / 출처. 푸동미술관 홈페이지 세네갈 다카르와 일본 도쿄에 이어 상하이가 세 번째 해외 무대다. 다카르에서 현지 자수·직조 전통에 주목해 그 지역 작가들과 협업했던 방식을 중국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푸동미술관 3층 전체를 쓰는 이번 전시는 르9M이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전시 중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샤넬 SAS 총재 겸 르19M 총재인 브루노 파블로스키는 이 자리를 두고 고급 수공예의 열정과 계승과 나눔이라는 가치를 파리 밖으로 넓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공간인 〈레 메종(Les Maisons)〉에 들어서면 지도처럼 색색으로 구획된 대형 벽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스튜디오 아드리앙 가르데르가 설계한 공간으로, 열한 개 공방이 각각 무엇을 하는 곳인지 차례로 알려준다. 자수를 놓는 르사주, 깃털과 꽃을 다루는 르마리에, 모자를 짓는 메종 미셸, 세상에 하나뿐인 여성 맞춤 구두 공방 마사로가 그 안에 있고, 보석과 단추, 공간 오브제, 자수를 맡은 공방들도 함께한다. 바다이야기꽁머니 전시 ⟪라 갤러리 뒤 19M 상하이⟫의 첫 번째 공간인 〈레 메종〉 섹션 / 출처. 푸동미술관 홈페이지 이어지는 〈손길의 감각(A Sense of Touch, 触碰)〉은 손길이 남긴 기억, 이미 지나가 버린 것들의 흔적, 그리고 오래된 믿음이나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주목해볼 수 있는 섹션이다. 해당 공간에서는 중국의 대표 현대 예술가 딩이(丁乙)와 인시우전(尹秀珍)을 비롯한 중국과 프랑스 창작자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든 신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르사주. 패션과 장식의 100년(Lesage. 100 Years of Fashion and Decoration)〉에서는 르사주의 100년 역사를 톺아볼 수 있다. 1924년 파리에서 문을 연 자수 공방으로, 오랜 기간 샤넬의 옷에 들어가는 자수와 트위드를 짜 온 곳이다.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가 디자인하고 르사주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들이 상하이에서 처음 공개된다. 중국 현대 예술가 인시우전과 자수 공방 르사주의 협업 작품 / 출처. 푸동미술관 홈페이지 르사주의 100년 역사를 톺아보는 공간 / 출처. 푸동미술관 홈페이지 도서관과 전시를 차례로 둘러보고 나면, 샤넬이 상하이와 관계를 맺는 두 가지 방식이 보인다. 하나는 도서관을 통해 이 도시에 오래 머무는 방식, 다른 하나는 장인들의 작업을 펼쳐 보이고 떠나는 방식이다. 한쪽은 쌓아 두고 한쪽은 지나가지만, 두 곳 모두 책등에 적힌 전시 제목과 한 땀 한 땀의 자수처럼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들로 채워져 있다. 상하이=배혜은 칼럼니스트 >기다림이 쌓인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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