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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성폭력 피해자와 연대자의 '진실과 치유 퍼포먼스' 5.18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및 가족 17인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첫 재판을 앞두고 2025년 11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 및 피해자와 연대자의 '진실과 치유 퍼포먼스' 가 열리고 있다.
ⓒ 이정민
"판사님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이 사건의 판결문은 과거사 성폭력 사건의 첫 번째 판례가 될 것이다. 당사자인 피해자들과 연구자들이 함께 진술서를 정성스럽게 작성하고 탄원서를 내려고 한다.
(당사자들 중에) 사건 이후 학교에 다니지 못 해서 자신의 경험을 풍성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분도 계신다. 그래도 국가의 책임 인정이 제한되지 않도록 탄원서를 꼼꼼하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국가가 그들의 삶을 깊이 위로하고 무거운 짐을 덜어줄 수 있는 판결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
30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이 저지른 성폭력 피해자들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윤경회 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성폭력 조사팀 팀장이 한 당부의 말에 법정은 소리 없는 눈물로 가득 찼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2부(재판장 박정호)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 5차 변론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동관 560호 법정은 방청을 온 5·18 성폭력 피해자들과 시민 20여 명으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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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회 전 팀장(전 과거사 젠더폭력 진실과 치유의 길을 여는 5·18 '열매' 간사)이 증인신문에 나와 40여 년이 지난 5·18 성폭력 피해를 어떤 방식으로 조사했는지를 주로 증언했다. 재판장 또한 윤 전 팀장에게 "워낙 옛날 일이기 때문에 조사 방식을 상세히 알아야지 사실을 인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2024년 12월 12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청구해 1심이 진행 중이다.
'베테랑'에게도 어려웠던 5·18 성폭력 피해자 조사
윤 전 팀장은 30대에 성폭력상담소에서 사건을 지원하는 상담원 등으로 일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5·18 성폭력 피해자 조사가 "일반적인 피해자 조사와는 전혀 달랐다"고 증언했다. 윤 전 팀장은 "(5·18 성폭력 피해는) 성적 침해 정도가 아닌 죽을 것 같은 공포 상황에서 일어난 피해였고 증언을 듣기 위해 동의를 얻는 과정이 어려웠다"면서 "(조사를 받겠다고) 신청을 하셔도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조사하다가) 중단하거나 토하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팀장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술에 다소 의존한) 기존의 조사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가 조사에 임하며 세운 판단 기준은 피해자의 '감각 기억'과 피해자가 기억하는 '핵심 장면'을 중심에 두는 것이었다. 그렇게 총 19건의 진상조사를 진행해 그 중에서 16명이 5·18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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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팀장은 "1980년대 당시 여성이 자신의 강간 피해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그 시대 여성으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너무 오랜 시간 국가가 이들의 피해에 관심을 두지 않고 비밀을 간직하니 조사관에게 처음 말할 때 그 기억이 많이 깨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를 진행하는 나조차도 (이 사람은) 피해자가 확실하다는 심증이 확신에 가깝게 들었던 건 (피해자의) 감각 기억에 대한 것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어떤 순간을 몸이 기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버스 안내양으로 끌려가 누군가에게 강간을 당했을 때 '하혈을 하고 축축했다'는 증언 등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감각 기억을) 수집했다"며 "핵심적인 진술을 일관되게 몸으로 꺼낸 말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계엄)군 작전 상황과 일치한다면 핵심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계엄군이 남성의 어깨를 찔러 피가 치솟는 장면을 본 뒤에 (계엄군이 다시) 골목으로 쫓아오다 추행할 것 같은 그런 경험은 언어화되기 전에 몸에 저장돼 있었다. 몸에서 (기억을) 꺼내다 보니 내가 조사했던 피해자는 (조사 시간이) 2시간 30분에 이르자 온몸이 부었다. 그건 눈으로 확인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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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팀장은 "이는 우리의 자체적인 판단 기준이 아닌 해외 과거사 위원회에서 채택하는 방식"이라며 "과거사 조사는 국가폭력으로 인한 피해자를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피해에 부합하는 자료가 많다면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 기준을 정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당시 조사팀이 제7공수여단 33대대의 계엄군 32명을 대인 조사하고, 계엄군 작전 상황이나 당시 항공 사진, 피해자가 증언하는 피해 장소 등을 구해 보고서에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의 잘못, 마지막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자리" 호소
▲ 서울중앙지법
이날 '열매' 이연순씨도 윤 전 팀장에 이어 비공개 증인신문을 받았다. 이씨는 2023년 12월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받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씨는 윤 전 팀장이 증언을 하는 동안 법정 뒤에서 휴지에 눈물을 적셨다. 윤 전 팀장은 이씨의 증인신문에 앞서 "다른 (피해) 사건에 비해서도 정황 증거가 많은 이 사건이 어떻게 (진상규명이) 불능될 수 있을까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조사를 안하겠다고 한 분을 어렵게 설득했는데 그 조사의 결과로 진상규명 불능 통지서를 보내는 가장 상상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 일어났다"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조사팀장으로) 임기 마치고 나서 자조모임도 만들고, ('열매'라는) 단체도 만들고, 휴가를 내고 신문에 임하는 것 또한 국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해버렸고, 오늘 이 자리가 마지막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5·18 성폭력 피해자들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6차 변론 기일은 오는 11월 27일 오후 2시 30분으로 이날과 같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법정 동관 560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해는) 성적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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